14. 목적을 잊지 않는 여행 : 식별

2019. 10. 29. 15:10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광장에서의 커피 한잔. 여유의 상징이다.

 

여행지를 가면 광장에 간다.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한잔 하며 여유를 즐기곤 한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부터 시작하여 유니폼을 입고 땀 흘려 일하는 직장인, 바삐 서류가방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까지 도시의 문화를 느끼는 시간이다. 가끔 도시를 방문한 이들을 발견하면 이들은 여기서 무엇을 보고 느끼려 할까 라는 상상도 한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하는 여유는 도시의 또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도시를 방문한 이들은 여행자와 관광객으로 나눠진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온 여행자는 도시의 골목길과 사람 안에서 기쁨을 얻는다. 새로운 만남과 여유로운 발걸음에는 새로운 보물을 찾아가는 탐험가이다. 마음이 가는 장소를 발견하면 순수히 기뻐하며 머물고 생각에 잠긴다. 이런 경험들이 모이며 자신과 도시와의 소통을 시작한다.

 

가이드 깃발을 쫓아 온 관광객은 도시의 주요 장소를 찾아간다. 일정 인원이 한정된 시간 안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다. 광광 포인트를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찾아가 구경하며 돌아다닌다. 도시가 가진 역사와 문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하여 기록을 남긴다.

 

숙소로 돌아와 핸드폰 안에 갤러리를 보면 어떤 사진들이 남아 있을까?

여행자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담겨 있는 사진을 담아간다. 도시와 소통하는 가운데 자신과 가장 잘 통한 부분을 사진으로 남긴다. 자신의 일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만 미처 몰랐던 부분이 새로운 시각으로 생각으로 자신에게 담긴다.

관광객은 도시가 제공하는 주요 장소들을 담는다. 도시가 자랑하는 장소들을 남기고 자신이 이곳을 방문했다는 기록을 남긴다. 자신의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그 장소만의 흔적이 담긴다.

 

 

나는 여행자일까? 관광객일까?

 

 

 

둘 중 무엇이 더 좋고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도시를 찾아간 이유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여행자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관광객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장소가 처음이라면 관광을 선택하여 접한 후에 하루나 이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내가 처음에 가졌던 목적에 따른 선택이다.

 

신앙의 여정에서도 이 선택이 중요하다.

나의 여정에 맞는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선택을 "식별"이라고 말한다. 선한 일과 악한 일로 구분하거나 하느님의 일과 악의 일로 구분하여 너무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목적에 따른 선택을 하는 자세이다.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이나 분야에 대해서 처음 알아갈 때에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성경 말씀을 직접 공부하는 것도 좋고 성인들의 삶을 알아가며 그분들의 삶을 따라가는 것도 좋다.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할 때가 온다.

성경의 말씀과 성인들의 삶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걸어가며 익숙해질 때이다. 전통을 익히는 가운데 자신이 처해 있는 환경과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어야 한다. 기도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 성당으로 가는 길, 교회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장소 등을 찾으며 자신만의 삶의 색을 드러내야 한다. 신앙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 안착할 때, 나는 또 하나의 신앙의 빛을 다른 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며 어려운 순간도 있다.

눈 앞에 좋아 보이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경우도 있고, 타인을 도와주다 자신의 신앙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으며 식별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태양의 빛을 받아들이지 않는 별은 빛나지 않는다. 

 

 

기억하자.

태양의 빛을 전해줄 때

밤하늘의 별은 빛을 밝힌다.

 

 

밤 하늘이 아름다운 건 태양의 빛을 자신의 색으로 전해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