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신앙 여정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 기도

2019. 10. 31. 08:26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여행을 할 때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까?

이동하는 시간이다. 걷거나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이동을 한다. 이동을 하며 눈에 들어온 장소가 있으면 잠시 머물기도 한다. 여유로움 속에서 느끼고 새로움을 접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위험은 있다. 잠깐잠깐의 기쁨에 자주 머물며 여행 일정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원래 가기로 했던 길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기도 한다. 목적이 없는 여행이라면 이것도 좋지만, 목적지가 분명한 여행이라면 위험한다. 그래서 우리는 식별을 한다.

 

 

 

어떻게 하면 여행의 목적과 소소한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여행의 목적을 자주 되새기는 것

여행의 목적에 대해 알아가는 것

여행의 목적 안에서 느끼는 것

 

 

매일 아침 오늘의 할일을 미리 점검하면 중요한 일정을 소화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자기 전에 미리 계획을 해도 좋다. 너무 촉박하게 일정을 계획하지 않고 오전에 하나 오후에 하나 저녁에 하나 정도만 정한다. 그러면 이동하는 중에도 여유롭게 생각에 잠기고 풍경에 머물 수 있다. 자주 계획을 말하거나 글로 쓴다면 목적지를 나아가면서 길 가의 꽃과 나무와 새를 바라볼 수 있다. 창문을 흐르는 빗방물에 잠시 운치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여행지에 대해 알수록 여행의 질은 높아진다. 도시의 역사를 알수록 건물과 장소들이 새롭게 보이고 길가의 작은 조각들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설명을 들으며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에 놀랄수도 한다. 이렇게 목적이 있는 여행은 그 목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알고 있는 만큼 직접 느끼며 더욱 깊은 체험이 가능해지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묻고 들을 수도 있다.

 

여행을 떠난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여행지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알아봤다면 남은 것은 하나이다. 열린 마음으로 머무는 일이다. 나의 의지와 이성을 믿고 온 몸의 감각으로 여행 장소를 느낀다. 도시의 공기, 사람들의 대화 소리들, 건물과 골목길의 풍경, 시장에서 파는 물건들....눈과 귀와 코와 피부로 도시와 마을을 느낀다. 어느새 나와 마을이 하나가 되는 기분에 잠기면, 그 도시의 역사가 나의 역사가 되고, 도시의 숨결이 나의 숨결이 된다. 머리 안의 지식이 가슴으로 내려와 열정이 되는 순간이다.

 

 

 

 

목적이 있는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나를 모두 열어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목적을 잊지 않기 위해 자주 표현하고 목적을 더 깊이 알기 위해 알아가며 온 감각으로 받아들인다. 신앙의 여정도 같다. 하느님을 향한 나의 마음을 자주 표현함으로써 내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하느님에 대해 알아갈 수록 그분에 대한 관계가 깊어진다. 나의 온 감각을 열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때 일체감을 느낀다. 기도하는 삶이다.

 

나의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자유기도를 통해 지금의 나를 바라본다면, 정해진 기도문을 통해 안전한 신앙의 길을 기억한다. 성경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갈수록, 이성의 힘으로 기도하는 묵상을 통해 하느님과의 더욱 깊은 관계로 들어갈 수 있다. 나를 열고 온전히 느끼고 함께하는 관상 기도를 통해 하나 됨을 체험한다. 그럴 때 우리는 신앙 여정을 온전히 참여하게 된다.

 

 

기억하자.

내가 가진 의지와

내가 하는 노력와

내 마음을 여는 만큼

여행의 의미는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