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신앙 여행 중에 만나는 유혹 1

2019. 10. 25. 10:27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여행을 떠나다 보면 재미난 현상을 발견하다.

어떤 길은 보도블럭이 잘 정돈되어 있고 어떤 길은 아스팔트로 깔려 있다. 또 어떤 길은 오래되어 많이 상해있으며 또 다른 길은 카펫이 깔린 듯 부드러운 쿠션감을 준다. 차도가 넓고 인도가 좁은 곳에서부터 넓은 인도에 행상인들의 장사로 좁아진 길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길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아무런 불편함 없이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 더더욱 놀라게 된다.

 

 

여행은 늘 새로움을 준다. 좋든 나쁘든

 

 

사람은 환경에 지배받는다.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에 길들여져 그 안에서는 어떠한 불편함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적응되었기에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더 좋은 방향을 모색할 필요도 없다. 원래 있던 그대로 지내면 된다. 하지만 이곳을 찾아온 사람은 다르다. 바뀌어진 바닥은 끌고 온 캐리어를 다루기에 어려움을 주고 길가의 상인들은 걸리적거린다. 이리 보아도 불만, 저리 보아도 불편함이 가득하다. 이런 불편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에게만 여행의 즐거움이 허락된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이다.

하느님을 찾아 나선 길은 늘 새롭다. 성당에서의 예절도 새롭고 공동체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새롭다. 성경과 교리에 대해 공부할 때마다 놀라움을 느끼기도 하고 기도 중에 체험하는 감동도 새롭다. 내가 선택한 신앙생활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더욱 큰 의미를 찾고 기쁨을 얻는다.

 

시간이 지나며 열정이 사그라지면 새로움 뒤에 감춰진 불편함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저 사람은 왜 이러지? 성당 안에서 기도하기엔 너무 덥거나 추운 거 아닌가? 저 사람 발소리는 왜 이리 크고 저 아이 부모는 아이가 우는 데 왜 다루지 못하지? 자신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에서부터 다른 이의 행동들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나중에는 성당 구조에 대한 불평과 불만까지 나타난다. 

 

 

 

"열심히 앞을 나아가는 사람에게는 목적지만 보인다.

그 마음이 사라졌을때 주변의 걸림돌들이 드러난다."

 

 

 

신앙의 여정을 걷다보면 유혹들이 다가온다.

내 안에 열정이 누그러졌을때, 늘 반복되는 일상 안에서 안주하게 될 때 그 유혹들은 얼굴을 드러낸다. 이 유혹들은 다루지 못하면 신앙의 여행은 멈춰지게 된다. 너무 빨리 유혹에 걸려 넘어지면 여행의 즐거움은 더욱 빨리 사그라진다. 이 유혹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여행을 떠나기 전 내 마음은 어떤가?

 

 

새로운 장소로 갈때 우리는 두 가지 마음을 가진다.

하나는 개방성을 토대로 하는 설렘이다. 여행에 대한 기대는 마주하게 되는 불편함을 감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남아 여행을 갈 계획을 잡는다면 습도와 더위에 대한 생각을 이미 예상할 것이다. 유럽에 여행을 갈 때면 노후된 길을 예상할 수 있다. 우리는 불편함을 알고도 여행을 떠난다. 그 안에서 만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설렘은 불편함도 기쁨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두 번째는 여행의 목적이다. 중요한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불편해도 기쁜 마음으로 걸어갈 수 있다. 사랑하는 이가 기다리고 있다면 힘껏 뛰어간다. 중요 업무 파트너를 만나는 자리라면 조금 더 일찍 도착하도록 준비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적이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중요할수록 우리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지 않는다. 

 

신앙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설렘은 보다 열린 마음, 가벼운 마음을 가질 때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이 신앙의 길을 선택한 목적을 잊지 않는다면 흔들리지 않는 발걸음을 지속할 수 있다. 첫 마음을 잊지 않는것,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가질 때, 유혹은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어진다.

 

 

기억하자.

유혹에 흔들리는 삶은

결국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