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22. 08:11ㆍ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다.
성당에 어떻게 오게 되었나요?
"엄마가 가라고 해서 왔어요"
"할머니가 대(?)를 이으라고 해서 왔어요"
"그냥요"
"친구가 있어서요"
대부분의 친구들은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성당에 온다. 간혹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신앙의 맥을 이어가길 원해서 오는 친구도 있고 성가정을 위해 가족이 함께 세례를 받고 성당에 오는 친구들도 있다. 중학생이 되면 친한 친구가 다니기 때문에 친구가 좋아서 함께 성당으로 오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신앙생활을 어떻게 하게 될까?
부모님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성인이 되면 성당에 오게 되는 이유를 못 찾아 떠나게 된다. 친구와 멀어지거나 다른 친구들이 생기면 그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신앙을 위한 결단이 아닌 다른 이유로 성당에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성인들에게도 발견할 수 있다.
우연히 들어간 성당 안에서 눈물을 흘려 신앙에 입문한 사람도, 삶의 어려움을 경험한 후에 신앙생활을 시작한 이도, 더 소중한 가치를 따라 하느님을 찾아온 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첫 마음을 조금씩 잊히게 된다. 지금 함께 하는 이들과 관계를 맺고 지내는 삶에 안주하며 하느님이 아닌 사람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
공동체는 소중하다.
다양한 사람과 만나며 각자의 신앙 체험을 나누며 더욱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관계가 더 중심이 되면 공동체가 가진 어두움이 나타나게 된다. 사제 한명에 의해 자신의 신앙이 좌지 우지 되거나 수도자 한 명 때문에 공동체가 분열이 되기도 하고 성당에 어떤 이가 오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기도 한다. 하늘을 향한 두 눈이 땅을 바라볼 때 생기는 일이다.
여행을 하는 도중 땅 바닥에 있는 작은 돌멩이 하나하나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면 제대로 길을 갈 수 없다. 그렇다고 하늘만 바라보면 길 앞에 있는 큰 돌에 걸려 넘어진다. 우리는 하느님을 바라보면 그분을 향해 나아가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장소는 하늘이 아닌 세상이다. 작은 돌멩이를 밟고 걸어갈 용기와 작은 생채기를 감내하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목적지를 바라볼 때 우리의 신앙 여정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동방 박사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방향을 잡고 꾸준히 걸어왔기 때문에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여정 처럼 우리 역시 자주 하느님을 바라보며 하루를 살아갈 때, 그분을 닮아 그분과 함께 하는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마치 매일 아침 자신에게 자존감을 높이는 말을 건네어 마음을 챙기고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되찾는 것처럼.
기억하자.
두 발은 땅에 든든히 내딛고
두 눈은 멀리 목적지를 바라볼 때
우리의 여정은 도착할 수 있다.
'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신앙 성장을 위한 환경의 제약 넘어서기 (5) | 2019.10.24 |
---|---|
8. 이웃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 | 2019.10.23 |
6. 단체 활동. 꼭 필요할까? (4) | 2019.10.21 |
5. 영적 지도자. 누구를 만나야 할까? (4) | 2019.10.20 |
4. 기도를 더 잘하기 위한 방법 : 나와 하느님 관계 표현하기 (6) | 2019.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