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9. 08:49ㆍ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하느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내면서 설명한다. 좋으신 분, 전지전능하신 분, 자비로우신 분, 인도해주시는 분, 함께 하시는 분, 영원하신 분 등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을 개인적으로 표현하거나 성경 안에서 알 수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하나하나 첨가한다.
또 다른 사람은 그분에게 속하지 않는 부분을 하나씩 빼낸다. 악하지 않은 분, 작지 않은 분, 흉하지 않는 분, 괴롭히지 않는 분 등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하나씩 빼내며 하느님을 설명한다.
하느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계속 그분에 대해 알아가면서 지식을 참가해 나가며 기도를 한다. 하느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모습을 없애가는 사람은 자신을 비워내면서 기도를 한다. 모두 전통적인 기도 방식이다. 성경을 말씀을 공부하며 하느님에 대해 알아가면서 묵상하는 사람과 내 안을 비워내며 하느님의 모습을 느끼려고 하는 사람 모두 교회의 전통에 따른 기도 방식이다.
하지만 기도는 어렵다.
다양한 기도 방법이 있어도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고 와 닿는 부분도 찾기 힘들다. 왜 그럴까? 내가 신앙이 없어서 그런 걸까? 그저 미사만 열심히 참례하고 성체조배실에 앉아서 기도하면, 평소에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면 기도가 잘되고 내 신앙이 더 깊어질 수 있을까?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하느님과 내가 관계를 제대로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보다 더 높은 존재이다.
우리가 가진 언어로 그분을 온전히 표현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표현하는 것을 멈춘다면 그분과 관계 맺기 힘들다. 알면 알수록 상대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하며 공감할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 하느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좋은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표현한다고 해도 나에게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주기적으로 나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지 물어보자.
처음에는 그저 인도해주시는 분과 같이 막연하게 표현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인도해 주시는 분인지 느끼고 체험할수록 보다 구체적인 표현으로 바뀐다. 여행 가이드와 같은 분인지, 도로 교통표시판과 같은 분이신지에 따라 자신의 상태와 하느님과 맺는 관계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표현은 나에게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더욱 잘 보여준다.
표현은 변하기 마련이다.
하느님에 대해서 알아갈수록(성경 공부와 교회 가르침 공부 등) 하느님을 체험할수록(전례와 일상의 기도 등) 보다 분명한 관계를 맺어간다. 이 관계는 더 깊은 체험으로 이끌어가고 다른 신앙인들과 나눔으로써 서로 배워나가고 성장할 수 있다.
기억하자.
막연히 떠난 여행보다
목적이 분명한 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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