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6. 18:52ㆍ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처음 성당에 왔을 때 느낌은 아늑함 혹은 거룩함이라고 한다. 무언가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껴 눈물이 나는 분들도 있다.용기를 내어 예비자 등록을 하고 일정 기간 예비자 교리를 수료하면 세례를 받을 수 있다. 새로이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난다. 그때 가슴 가득 뜨거움을 느낀다.
앞으로 다짐을 한다.
"배운 대로 하느님과 함께 매일 감사하며 살아야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지!"
"매일 기도하고 기쁘게 살아야지!"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한 달이 지나면 절반이 성당에서 멀어지고 6개월이 지나면 세례 받은 이들 중 10-20%만 남고 대부분 쉬는 교우가 된다. 신앙이 식거나 의지적으로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서운 습관의 함정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예비자 교리 때에는 배우는 즐거움(비록 배우는 동안은 지루하고 힘들지만...)도 있고 함께 하는 동기도 있다. 교리와 미사를 도와주는 봉사자도 있다. 그런데 세례를 받은 후에는 모든 환경이 변화한다.
정해진 교리가 없으니 매일 변화를 못 느끼고
함께 하는 동기들은 각자 자신의 생활 패턴에 따라 다른 시간대의 미사에 참석하며
봉사자 없이 홀로 서기를 해야 한다.
"뜨거움과 의지는 순간적이지만
행복과 성장은 꾸준함 속에서만 얻을 수 있다."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모래산을 걸어 올라가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처음에는 작은 힘으로도 쉽게 올라간다. 그러나 높아질수록 많은 힘이 필요하다. 아차 하면 흘려내리는 모래와 같이 내려간다. 평소와 같은 속도로 걸어가면 제자리걸음을 하는 순간도 온다. 그럴 때에는 다른 곳에 쓸 힘을 걸어 올라가는 데에만 사용해야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 제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정확한 길을 표시한 지도와 신발, 더위를 피할 도구와 비상약을 준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과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공부(지도와 신발)를 하면서 미사와 기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설정하고(더위를 피할 도구들, 비상약 등) 꾸준히 올라가며 신앙 이외의 것들을 하나둘씩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세례를 받았을 때 가졌던 첫 마음을 잘 기록해 두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신의 책상 위에 세례 때의 사진과 다짐을 잘 보이는 곳에 두면 그 마음을 계속 기억할 수 있다.
기억하자.
신앙생활은 순간의 감정과 의지가 아닌
꾸준함 속에서 성장하는 가운데 기쁨과 행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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