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앙 여정에서 만나는 나의 약함

2019. 10. 17. 10:25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세례를 받은 후 한 달.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다. 미사에 참례를 해도 예전 같은 뜨거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을 하면서 이것저것 신경 쓸 것들이 많아졌다.

 

"금요일에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복권은 한주 동안의 기쁨인데 사면 안된다고?"

"여행을 가면 미사는 어떻게 하지?"

 

가만 보니 세례 때의 감동보다 점점 족쇄가 드러나는 느낌이다. 이것도 하면 안 되고 저것도 하면 안 되고... 거기다 왜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지는 않고 하지 말라고 하는 말만 자주 듣는다. 거기다 세례를 받았다는 걸 아는 주변 사람들이 자꾸 천주교 신자 운운하며 스트레스를 준다. 괜히 신앙을 가졌나... 하는 마음이 든다.

 

지금 내 마음은 정상인 걸까?

 

 

해가 떠오르면 밝고 어두운 면이 드러나게 된다.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 선명해진다"

 

 

지극히 정상이다.

불을 끈 방에는 모두가 어둡다.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촛불을 하나 켜면 방안의 세상에는 큰 변화가 나타난다.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나타난다. 촛불에 가까울 수록 밝고 멀수록 어두워진다. 방안의 등을 키면 더 큰 변화가 나타난다. 방 안 가득 밝아지지만 그만큼 어둠 역시 짙어진다. 이 어둠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둠이 있는 장소를 향해 빛을 만들면 된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으면서 해도 될 것과 하면 안 되는 것을 알게 된다. 교회법과 규정들은 우리가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그런데 이 규정들을 알면 알수록 내 삶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신앙의 빛이 비치어지면서 그만큼 내 안에 어둠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럼 이 어두운 면 때문에 좌절해야 할까?

 

 

아니다.

오히려 나를 더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은 없고 사람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다.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한다. 신앙의 빛을 통해 드러나는 나의 밝은 모습뿐만 아니라 어두운 모습을 깨닫게 된다. 밝은 면은 더욱 빛나게, 어두운 면은 신앙을 통해 정화시키면 된다

 

 

어두운 길도 함께 할때 지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다.

 

 

신앙의 여정은 빛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자신의 어둠은 더욱더 나타난다.

빛과 온전히 함께 할 때, 우리의 어둠은 사라지고 따스함과 밝음 안에 머물게 된다.

 

 

 

기억하자.

신앙생활은 용기와 희망을 놓지 않는다면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