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2024. 1. 3. 07:452024년 나해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 대상에 대한 정보를 안다는 뜻과

그 대상이 어떤 존재인지를 안다는 뜻입니다.

 

정보는 안다는 것은 지식의 차원입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은

하나의 지식입니다.

그러나 이 지식이 내 삶에 영향은 없습니다.

누가 성공을 했다는 정보가 내 성공에 의미 없듯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나에게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그저 그러하다는 지식이 하나 늘어날 뿐입니다.

 

하지만 정보를 삶으로 연결한다면

지혜의 차원으로 변경됩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인지 아는 이들이

그분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면 변화가 시작됩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뜻을 아는 사람만이

또 그분이 오셨음을 준비한 사람만이

제대로 맞이하며 삶으로 초대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누구는 아름다움으로 그치지만

누구는 깨달음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희망하고 있는지에 따라

같은 정보라도 누구에게는 지식이 되고 누구에게는 지혜가 됩니다.

 

하느님께 대해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그분에 대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삶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그분께 대한 희망을 간직해야 합니다.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정보에서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나를 위해 사람이 되셨다는 의미로 변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하느님을 맞이할 자세를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동방박사는 예수님을 찾아갑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예언의 성취이고

하느님 사랑의 결정적인 순간이지만

그분을 맞이한 것은 목동들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별을 보고 메시아를 기다리던 이들은

머나먼 곳에서부터 예수님을 찾아왔고

그분께 희망을 담고 있는 만큼 봉헌을 하게 됩니다.

 

황금을 통해 참된 왕이라는 고백을

유향을 통해 참 하느님이라는 고백을

몰약을 통해 참 인간이라는 고백을

이 고백을 통해 메시아의 오심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나의 봉헌을 통해 세상에 메시아를 전하게 됩니다.

 

공현이란 바로 이런 의미를 가진 사건입니다.

하느님을 기다리던 이들이

하느님을 경배하러 머나먼 여정을 기꺼이 떠나고

하느님을 만난 이들이

하느님께 믿음의 고백으로 세상에 그분을 알리는 사건

 

우리 역시 주님을 향한 간절함과 믿음으로

세상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또 하나의 동박박사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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