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전례와 미사 - 첫 번째

2020. 7. 5. 14:14예비자 교리

0. 도입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뜻에 따라 구원으로 인도하신다.

주님의 인도하심과 인간의 참여로 드러나는 하느님 신비의 역사를 구원 경륜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지혜롭게 정해진 계획에 따라 역사 안에서 계시되고 실현된다.

교회는 전례에서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고 선포한다. 이는 신자들이 세상에서 이 신비로 살아가고 이 신비를 증언하게 하려는 것이다.

 

1. 전례

 

전례는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일에 참여함을 뜻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전례를 통해서, 당신 교회 안에서, 교회와 더불어, 교회를 통하여 우리의 속량을 위한 일을 계속하신다.

신약 성경에서 전례라는 단어는 하느님에 대한 예배의 거행뿐 아니라 복음 선포와 사랑의 실천도 가리킨다.

전례를 거행할 때 교회는 주님의 모습을 따라 그리스도의 사제직(예배), 예언자직(복음 선포) 왕직(사랑의 봉사)에 참여한다.

 

전례는 신자들을 새로운 공동체 생활로 이끌며, 모든 사람이 잘 알고, 능동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참여하도록 요구한다.

거룩한 전례가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전례에 앞서 복음 선포와 신앙과 회개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전례는 신자들의 생활 안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 열매는 성령에 따르는 새로운 삶, 교회 사명에 참여, 교회의 일치를 위한 봉사이다.

 

우리는 지상의 전례에 참여하여 나그네들인 우리가 걸어 나가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서 거행되는 천상 전체를 미리 맛본다.

 

2. 성사

 

교회의 모든 전례 활동은 성찬의 희생 제사와 다른 성사들을 구심점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교회 안에서는 일곱 가지 성사, 곧 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성품 혼인 성사가 있다.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유효한 표징들로서, 이 표징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생명이 우리에게 베풀어진다. 성사 거행의 가시적인 예식은 각 성사에 고유한 은총을 나타내며 이를 실현한다. 성사는 합당한 마음가짐으로 받는 사람들에게 열매를 맺는다.

 

3. 누가 거행하는가?

 

성사를 거행할 때 온 회중은 모든 사람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으로 하나 되어 각자의 임무에 따라 전례 거행자가 된다. 전례 거행에서는 누구나 교역자든 신자든 각자 자기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통해 참여한다.

 

4. 어떻게 거행하는 가?

 

성사의 거행은 표징과 상징으로 짜여 있다.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교육 방법에 따라 창조 사업과 인류 문화에 근거를 두고 있는 표징과 상징의 의미는 구약의 사건들 안에서 점차적으로 드러나며, 그리스도의 인격과 업적에서 충만하게 계시된다.

 

5. 언제 거행하는가?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기원을 둔 파스카 신비를 여덟째 날마다 경축한다. 이날을 주님의 날 혹은 주일이라고 부른다. 주님의 날인 주일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이기 때문에 성찬례를 거행하기 가장 적절한 날이다. 이날은 전례 모임의 날이고. 즐거움과 휴식의 날이다.

 

교회는 한 해를 주기로 하여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 성령 강림 날까지, 또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펼친다. 이를 전례주년이라고 한다.

 

6. 어디서 거행하는 가?

 

성령으로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이 된다.

종교 자유가 방해받지 않을 때,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기 위한 건물을 짓는다. 눈에 보이는 교회 건물은 단순히 신자들이 모이는 장소일 뿐 아니라, 그 지역에 살아 있는 교회,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여 하나가 된 사람들과 함께 하느님께서 머물러 계시는 교회를 의미하고 드러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