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일

2023. 3. 19. 04:002023년 가해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이 가서 씻고 앞을 보게 되어 돌아왔다.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해서

배움과 체험을 멈추면 안 됩니다.

 

하느님께 대해 알아가려는 배움이 멈춰지면

우리는 눈앞에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되고

빛이 아닌 어두움을 향한 문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기적과 이적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면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식별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이단이나 사이비에 빠져버려

열매 맺지 못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배움만 하면 위험합니다.

지식이나 규칙에 매여버려

하느님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공부할수록 신앙이 흔들리고

교리를 공부할수록 믿음이 중심을 잃어버립니다.

체험 없는 공부는 지식만 채워질 뿐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체험을 한 이가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을 때

실로암 연못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곧 파견된 이가 되어 말씀을 전할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눈을 뜬 거지를 보면서

예수님에 대해 의심했습니다.

모세를 통해 전해받은 믿음을 지켰지만

정작 모세가 만난 하느님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눈을 뜬 소경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안식일을 지켰지만 하느님을 보지 못한 그들은

체험 없는 규정에 매였기 때문이고

열매 맺지 못한 어둠의 일로 나아가 버렸습니다.

이런 유혹은 우리에게도 다가올 수 있습니다.

 

주님의 영광만 바라보는 이는 소경과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사랑과 함께

그분이 우리를 위해 겪으신 고통과 수난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를 내려놓기에 하느님으로 채워지는 비움의 신비는

사랑과 고통, 영광과 수난을 모두 받아들일 때

비로소 체험할 수 있는 신비입니다.

 

체험은 배움을 통해 식별되고

배움은 체험을 식별하여 삶을 이룹니다.

그런 이들만이 복음을 전하는 이가 되고

파견받은 이가 되어 하느님 일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빛의 사람임을 기억하는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한 사랑을 잊지 않으며

그분을 만나려는 의지와 그분을 알아가려는 의지를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장하는

그런 한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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