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2023. 8. 6. 11:532023년 가해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십자가를 지고 따른다는 말씀이

오랫동안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는 무엇인지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마음 한편에 남아 계속 묵상하게 됩니다.

 

그러다 문뜩 깨닫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우리 인간에게 십자가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자세였습니다.

나약함을 숨기고 싶은 허영

다른 이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은 교만

그러다 보니 하느님을 닮은 자신을 외면하고

내 안의 십자가를 자꾸 숨기게 됩니다.

그러다 위기의 때가 되면 십자가를 마주하게 되고

십자가가 두려워 피하려고만 하게 됩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짊어짐은

하느님을 닮은 본연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십자가를 지고 나아감은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히 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하느님은 언제나 함께 해 주시고

나의 나약함은 하느님의 충만함으로 채워집니다.

나를 통해 하느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나의 부족함을 피해 세상 속에 파묻히기보다

우리의 두 눈을 하늘로 향해야 합니다.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십자가를 마주할 용기가 생깁니다.

십자가를 짊어지고 갈 힘을 얻게 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바라보며

나를 돌보고 하느님께 의탁하는

그런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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