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2023. 8. 23. 07:272023년 가해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하느님 나라의 열쇠는

다윗 집안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따르는 이들 중에서

하느님의 일을 수행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하느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에게 주어지기에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이자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한 책임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모든 이를 구원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의 열쇠를 가진 이는

모든 이를 하느님께로 인도해야 합니다.

이미 만물이 하느님을 향하여 나아가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하느님의 사람은 자신의 소명에 충실하게 됩니다.

이 소명은 하느님이 주시는 충만함에 대한 희망과

그분의 뜻을 찾는 지혜와그분에 대해 알아가며 전하는 지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오늘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주신 열쇠는

베드로가 받아 수행하지만

베드로의 후계자로 이어지는 교황을 통해

교회가 가진 사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 신앙 고백하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자 소명이며 책임이기도 합니다.

 

이미 자신에게 주어진 하느님 사랑을 깨달은 이만 가능하기에

내가 아닌 하느님이 먼저 알려주셨고

나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힘을 입어 수행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래성과 같아 작은 물결에도 무너지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하느님 안에서 함께 나아가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세상 안에서 찾아오는 다양한 걸림돌은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수행하지 못하게 막아 버립니다.

 

때로는 하느님의 뜻을 왜곡시켜 혼란을 주고

때로는 눈에 보이는 권력이나 힘에 매이게 만들며

때로는 내부 분열과 갈등으로 흩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선택은 옳았습니다.

베드로를 뽑아 열쇠를 맡긴 것은

베드로의 능력이나 역량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우선하는 것이며

세상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나약함을 배려한 선택이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교회를 통해 사람들은 흩어지지 않고

우리가 도달할 천상 예루살렘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먼저 하느님과 맺은 관계를 통해 신앙 고백이 이루어지고

그 고백을 토대로 하느님 나라에 참여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지상에서 교회와 함께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그런 한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