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2023. 9. 13. 10:482023년 가해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순교자들은

자신의 믿음을 생명으로 증명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스스로를 인간을 위해 희생제물로 바치신 예수님을 닮아

자기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합니다.

그렇기에 순교자들은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과

흔들리지 않은 희망으로

가장 깊은 사랑을 보여준 사람들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한국 순교자들 대축일은

이런 순교자들의 믿음을 본받고

그분들처럼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날입니다.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한국에서도

믿음을 증명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저마다 믿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다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종종 놓치는 사실이 있습니다.

순교자들이 하느님을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하느님께만 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에 향한 사랑과 자비가 있었기에

그분들의 믿음이 더욱 고귀한 것입니다.

 

순교를 하게 된 이유 중 많은 경우

아는 사람의 밀고를 통해서입니다.

이 사람이 천주교인인지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관원들이 직접 집을 뒤져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누군가가 저 집이 의심스럽다고 고발하고

이미 신앙을 살아가는 이가 배교를 하면서

믿음을 살아가려는 이들을 제보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믿음을 살아가는 동료들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은 그들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적인 아쉬움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순교자들은 하느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람에 대한 미움보다 하느님을 위한 마음을 우선했고

하느님 품으로 들어가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길 바랐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적인 마음에 흔들려 배교를 한 이도

다시 순교로 가는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믿음을 살아가기 위해서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우선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굳건히 하면서

오늘 사랑의 행위로 사랑을 더 깊고 높게 키워나갑니다.

 

그리고 이웃을 살핍니다.

이웃의 잘못을 바라보기보다 

그들의 연약함을 안타까워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

곧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 사랑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 역시 순교자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음을 기억하며

오늘 순교자 한 분 한 분께 은총을 청하고

그분들의 여정에 동행하는

그런 한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출처 : 서울대교구 뉴스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