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일

2023. 10. 12. 17:052023년 가해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공동체가 확장되는 흐름이 있습니다.

무언가 가치가 드러났을 때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그러다 가치를 충분히 즐긴 사람들은 무덤덤하게 되고

하나둘씩 이탈하게 됩니다.

가치가 가진 의미와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남고

그저 즐기기만 한 사람은 쉽게 떠나버립니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축소됩니다.

또다시 가치가 재발견되거나

시대적 변화로 인해 가치가 부각하게 되면

다시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공동체가 가진 가치에 따라 꾸준히 확장됩니다.

이런 모습이 오늘 복음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이미 복음을 아는 이들은 언제든 들어갈 수 있지만

복음의 소중함과 가치를 모르는 이들은

복음이 전해져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느끼기에 소중함을 잊었고

언제든 갈 수 있다는 나태함이 절실함을 잃어버립니다.

그런 이들은 복음에서 서서히 멀어져

어느새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초대장을 스스로 없애버립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손길은

이미 복음을 아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직 복음을 모르는 모든 이에게도 전해집니다.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초대하라는 주인의 말처럼

세상 모든 이들은 구원으로 초대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가 하느님 나라에 머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에 걸맞은 이들만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참 행복을 찾는 이들

의미와 가치를 향해 마음이 열린 이들

세상 안에서 선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잔치에 두고두고 머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차던 의미와 가치와 행복이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이들은

잠깐 머물 수는 있어도 이내 쫓겨납니다.

가치를 모르고 소중함을 느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언젠가 회개할 때 다시 돌아올 수 있지만

지금은 머물지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준비해야 합니다.

소중함을 잊지 않도록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간절함을 잊지 않도록 하느님과 관계를 이어가야 합니다.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부르심에 응답하고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누구나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선물은 모두 주님과 함께 할 때 주어짐을 기억하며

이미 알고 있는 복음을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그런 한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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