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11. 19:47ㆍ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세상의 시작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하느님이 어느 순간 세상을 창조하시거나 차례대로 하늘과 땅을 만들고 생명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과학에서 말하듯 빅뱅을 통해 우연의 우연이 겹쳐 진화의 단계를 거치며 여기까지 이르렀을까? 성경 말씀을 진리라고 믿는 사람과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은 늘상 이 주제로 싸우곤 한다.
성경 말씀은 역사의 사실을 기록된 책이 아니다. 창세기의 앞 부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단계별 창조와 한 번의 창조 중 어떤 창조가 진짜일까? 모두 사실이라고 해버리면 성경의 첫 부분부터 부딪치게 된다. 오히려 이 부분은 세상을 창조한 하느님의 뜻과 인간 창조의 의미를 담았다. 다음의 3가지 질문에 답한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의 목적은 무엇인가?
시작을 알면 끝을 알 수 있다. 끝을 알면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나타난다.
성경의 첫 부분은 우리의 삶과 행동 방식의 의미와 방향을 알려준다. 바로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께서 "보시기 좋게" 창조하셨고 그 안에는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다. 이 뜻이 이루어지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배려를 하느님의 섭리라고 부른다. 하느님의 사랑과 지혜로 세상은 우연이나 맹목적 운명이나 어떤 필연성이 아닌 하느님의 자유로운 의지에서 세상이 창조되었다. 피조물을 통해 당신의 영광이 드러나고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돌보시기 위함이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서로 부딪칠까?
진화론은 인간의 이성과 지성으로 세상의 지혜를 찾고 근본 원리를 찾는 과정 중에 나타났다. 창조론이 우리 삶의 의미를 담았다면, 진화론은 우리의 노력으로 세상의 원리를 찾는 방법이다. 따라서 창조론과 진화론은 서로 이율배반적인 관계가 아닌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노력의 만남이다.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면....
창조 이야기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의문이 있다. 세상은 하느님이 창조하셨다면 모든 피조물 안에 하느님이 계시니 일정 수련을 통해 우리도 신이 될 수 있을까? 하느님은 하나의 세상 원리로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느님은 왜 세상의 악을 가만히 보고 계실까? 물질세계와 영적 세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우리도 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뉴에이지 사상과 관련된다. 일종의 범신론으로 이에 따르면 너도 나도 모두 수련을 통해 신적 존재가 될 수 있다. 자연히 세상에 절대적 기준은 없고 상대주의적 관계만 남게 되어 혼란이 남게 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에서는 우리는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한다고 가르친다.
하느님이 세상 원리로 존재한다는 입장은 동양의 사상과 연결된다. 이 경우 우리의 존재는 태어나서 죽으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죽은 이후의 삶은 없기에 지금 우리의 삶은 목적을 상실하게 된다. 그리스도교는 우리가 죽은 후에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간다고 가르치며 이를 위해 살아 있는 동안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 것을 제시한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관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세상에 고통과 슬픔이 가득하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하느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하느님께서 세상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하느님이 직접 개입을 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가 문제가 된다. 만약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제약이 있다면 온전한 자유라고 말할 수 없다. 마치 기계와도 같은 삶이 된다. 어디까지만 자유의지가 허락된다면 자유라고 말할 수 없다. 따라서 하느님의 계시를 통해 그분의 뜻을 알게 된 우리 모두의 동참을 필요하다.
물질세계와 영적 세계를 말하며 물질세계를 벗어나 참된 세상인 영적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육체를 넘어 비물질의 세계의 우위를 말한다. 영지 주의라고도 부르는 이런 자세는 지금 현세의 삶의 가치를 부정하는 꼴이다. 사실 이 의견이 강조되면 사람을 죽이는 이는 사람을 해방시키는 의로운 사람이 된다. 따라서 그리스도교는 육체와 영혼이 온전히 함께 할 때 온전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양쪽 모두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 기다리던 메시아. 왜 거부하였을까? (4) | 2019.11.14 |
---|---|
28.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4) | 2019.11.13 |
26. 전능하신 천주 성부? (2) | 2019.11.09 |
25. 교리를 왜 공부해야 할까? (6) | 2019.11.08 |
24. 신약 이야기 (6) | 2019.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