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1. 8. 20:22ㆍ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신부님 몇 개까지는 봐줘요?"
"신부님 다른 기도문 외우면 안 되나요?"
"다음 주까지 기도 외워올 테니깐 통과시켜주면 안돼요?"
첫 영성체 교리를 하면서 울부짖는 학생들의 목소리이다.
예비자 교리를 배우는 이들에게도 부담되는 시간이 있다. 바로 기도 찰고와 교리 시험이다. 단순히 책을 보거나 강의를 듣기보다 시험을 치르거나 말로 표현하면 교리 공부에 더 효과적이다. 비록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힘든 시간이 된다.
때로 미사에 열심히 참례하고 기도하면 되지 않느냐? 성경을 자주 읽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질문하는 분도 계신다. 분명 미사에 열심히 참례하고 성경 말씀을 자주 접하는 자세는 그 자체로 훌륭하다. 하지만 성경은 해석의 폭이 너무 넓고 미사의 의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미사의 풍성한 뜻을 알지 못하게 된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가장 좋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교회의 가르침이다.
하느님이 먼저 인간에게 다가오셔서 자신을 드러내셨다. 이를 계시라고 한다. 계시는 두 가지 흐름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하나는 하느님의 기록된 말씀인 성경으로 전해지고 또 하나는 기록되지 않은 전통인 거룩한 전통(성전)으로 전해진다. 어렵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예수님이 오셔서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드러내셨다.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시니 가장 완전한 계시로 예수님을 통해 공적인 계시는 완성되었다. 그런데 그분을 처음부터 알아보지는 못했다. 그분의 모든 말씀과 행적을 옆에서 기록하지도 못했다. 다만 제자들은 함께 하면서 배우고 익히고 성장해 나갔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제자들은 필요에 의해서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록된 내용이 성경이라면, 기록되지 않고 삶으로 배워 전달되는 부분이 거룩한 전통이다.
자연히 성경은 전통 안에서 태어났고, 전통은 성경을 통해 중심을 잡을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와 환경이 변해갈수록 예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교회가 하는데 이를 교도권이라고 한다. 세상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찾고 하느님의 말씀을 적용하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교회의 가르침, 곧 교리가 된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교리들이 정리된 책이 있다.
그동안 교황님의 말씀들, 공의회(교회 전체의 회의)와 성인들과 신학자들의 가르침 등이 다양하게 전달되어 왔다. 복잡했던 가르침들을 1992년 완전히 정리되어 공표되었다. 바로 [가톨릭 교회 교리서]이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신앙과 윤리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기본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1편은 사도 신경을 중심으로 계시와 삼위일체에 대한 신앙을
2편은 교회의 거룩한 전례와 성사를
3편은 십계명을 통해 참 행복과 그에 이르는 길을
4편은 주님의 기도를 통해 삶에서 기도의 의미를 전달한다.
상당히 두꺼워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도신경, 칠성사, 십계명, 주님의 기도를 통해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신앙을 성장시키며 삶으로 드러낼 수 있다. 2000여 년 동안 교회가 겪은 다양한 사건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확고한 길을 제시해 준다. 그만큼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라인이 되어 준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를 한 권 사서 집에 두고 있다면 신앙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안에는 단순히 지식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하면 좋은 책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 가톨릭 교회 교리서(개정판)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 제2차바티칸공의회문헌
J. 노이너, J. 뒤퍼 - 그리스도교 신앙
'천주교 신앙 생활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 창조주 하느님?(feat. vs 진화론) (7) | 2019.11.11 |
---|---|
26. 전능하신 천주 성부? (2) | 2019.11.09 |
24. 신약 이야기 (6) | 2019.11.08 |
23. 구약 이야기 (10) | 2019.11.07 |
22. 하느님의 흔적 따라가기. 성경 (14) | 2019.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