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2022. 7. 24. 04:002022년 다해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한 사람을 만나는 일은

하나의 세계를 만나는 놀라운 사건입니다.

그 사람을 둘러싼 수많은 관계들과

그 사람이 맺어온 결실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전파되는 영향력까지

한 마디로 하나의 세계와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대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단어들을 통해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그 사람이 움직이는 하나하나의 동작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 사람이 하는 선택이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천천히 살피는 가운데

우리는 서로를 대하고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만약 눈에 보이는 외형으로만 판단한다면

우리는 우리를 찾아온 세계를 파괴하게 됩니다.

나이로 판단하며 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놓치게 되고

외모로 판단하며 그 사람의 마음을 놓치게 됩니다.

또 그 사람의 경력을 통해 쉽게 판단하여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신앙 생활에서 적용됩니다.

그 사람의 나이와 경력이 영성의 깊이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활동이 하느님과의 관계를 말하지 않습니다.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도 있고

나이 많은 어르신에게 하느님 섭리의 오묘함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신분과 자격이 아니라

삶을 통해 흘러나오는 영성의 향기가

그 사람이 살아온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 사람 안에 담긴 하느님의 사랑이 전해집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청하여라. 찾아라. 두드려라.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진심을 다해 다가오라는 뜻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한 세계를 만나는 사건이라면,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온전히 의탁하는 놀라움입니다.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으로 이끌어주시는 하느님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일상을 식별하는 가운데

관계 안에서 그분을 향한 겸손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판단의 기준이 하느님이 아닌 나에게 가까울수록

교만은 우리의 두 눈을 가리게 될 것이고

내가 아닌 하느님께 다가갈수록

겸손은 우리를 하느님께로 인도해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로 대하고

자녀가 자녀 다움을 잊지 않을 때

우리의 가정 안에 사랑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자비에 응답하는 가운데

이번 한 주간도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고

그 사랑을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