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0주간 수요일

2023. 6. 14. 04:002023년 가해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오래된 전통은 중요합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그 말씀을 각 시대에 따라 응답한 사람들의 흔적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은 그 자체로 빛이 납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살아계신 분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말씀을 전하시고

그 말씀에 응답하길 기다리십니다.

이때 전통은 두 가지로 갈립니다.

 

하나는 전통을 통해 더욱 빛이 나는 길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전통 안에서

오늘 전해지는 말씀이 결실을 맺습니다.

이를 위해 공동체가 합심하여 하나가 됩니다.

더 소중한 신앙의 유산이 빛이 나는 길입니다.

 

또 하나는 전통이 걸림돌이 되는 길입니다.

과거의 영광에 빠져서

오늘의 말씀을 거부하게 됩니다.

전통 안에서 주어진 이권들은 사람을 유혹하고

많은 지도자들과 봉사자들이 

새로움을 거부하게 됩니다.

결국 과거의 교회 안에 갇혀 새 빛을 보지 못합니다.

 

예수님이 하신 말씀은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라는 뜻입니다.

율법을 완성한다는 것은

인간의 응답이 모여 전통이 이루어지고

전통을 통해 하느님 말씀이 오늘 결실을 맺는다는 뜻입니다.

영광에 영광을 더하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가 유혹에 빠지게 되면

율법은 걸림돌이 되어 폐지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은 살아있지만

그 뜻을 담았던 형식이 무너질 때

다시 전통이 쌓아 올려 지게 됩니다.

 

오늘 우리에게 들려오는 말씀에 귀 기울이길 바랍니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기도의 습관과

공동체의 전통은

그 말씀을 도와 결실을 맺기 위함임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의 마음을 준비하고

말씀을 결실로 맺는 그런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