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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9. 20. 08:012023년 가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은 무엇일까요?

만약 합법적으로 살라고 한다면

교회에서 말하는 법을 잘 지키면 됩니다.

그러나 합당한 삶,

곧 그리스도의 복음에 알맞은 삶이란

규칙이나 법에 의한 삶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살아갈 때

우리는 합당한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다른 이를 차별한다면

또 내가 더 나아가기 위해 다른 이를 방해한다면

그 사람은 합당한 삶이 아닙니다.

그러나 때때로 사람들의 나약함을 알면서도 받아주고

그들이 스스로 깨닫고 변화되기를 인도한다면

그 사람은 합당한 삶입니다.

 

부모님을 사랑한다면서 연락하지 않고 찾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자기 생각에만 갇혀 착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과 종종 다투고 갈등이 있더라도

자주 연락하고 찾아가고 돌본다면

그 사람은 부모님을 진정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사야서에서 말하듯,

만나 뵐 수 있을 때에 주님을 찾고

가까이 계실 때 그분을 부르는 삶

바로 이것이 신앙인의 모습이어야 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알맞은 삶입니다.

물론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이 주님의 생각과 같지 않고

우리의 길이 주님의 길과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약한 인간이기에

영원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장 오늘 무슨 일이 생길지 한 치 앞도 알지 못합니다.

그런 우리가 마치 다 알고 있듯 행동한다면

쉽게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나의 길이 하느님의 길이라고 착각할 수 있고

나의 뜻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잘 간직해야 합니다.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라는 뜻은

나의 뜻을 하느님의 뜻으로 착각할 때

감당해야 할 결과입니다.

꼴찌가 첫째가 될 것이라는 뜻은

늦더라도 하느님께 다가가 진심을 다한다면

누구나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비유에 나오는 밭 임자는 하늘나라입니다.

모든 이를 하늘나라로 초대하고

모두에게 저마다의 일을 맡기려고 합니다.

만약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복음은 비합리적인 폭력이 되고

그리스도의 복음은 세상을 등지는 고통이 될 뿐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하고자 했던 첫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세상의 시선으로 하느님을 재단하게 됩니다.

하느님이 바라시는 뜻이 아니라

나의 뜻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런 이들이 맺은 결실은 

나뿐만 아니라 나 때문에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떠나게 됩니다.

교회 안에 머물면서 하느님을 심판하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도해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셨듯,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세상과 육신이 아닌 하느님을 선택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우리의 일상이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하는

그런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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