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4. 04:00ㆍ2021년 나해 축일 중심으로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도보 성지순례를 할 때입니다.
3일을 넘어간 일정에서 서서히 생각 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기나긴 순례길.
하지만 시골의 도로를 걸어가기에
언제든지 위험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걷고 있는지
땅이 저절로 지나가는지
혼란스러워졌던 그때,
저를 안전하게 지켜주던 도구가 하나 있었습니다.
묵주도, 목에 걸었던 십자가도 아닌
신발 속의 작은 돌맹이었습니다.
걷는 중에 언제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발을 통해 느껴지는 작은 통증은
걸을 때마다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하였습니다.
덕분에 하염없이 걸어가던 순례길에서
정신을 차리고 안전하게 도롯가를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불편하게 생각했던 요소가
나를 살리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 순간입니다.
동시에 푹신한 신발과 양말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나약함 중에 하나는
익숙함에 빠져 소중함을 잊게 된다는 점입니다.
나와 늘 함께 있던 사람을 당연하게 생각하면
그의 성장이나 변화가 아닌
내가 알고 있던 이미지로만 대하게 됩니다.
그럴수록 점점 소중함을 잊고 비난하거나 재단하게 됩니다.
소중한 사람이 떠난 후에야
우리는 함께 했을 때 얼마나 충만했는지를 알게 됩니다.
차라리 불편함을 느끼며 살때
우리는 주어진 선물에 감사할 수 있고
늘깨어 있는 마음으로 상대를 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고 자신들의 생각으로 재단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그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을 주지 못했습니다.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던 그들이
자신들이 가진 고정관념 때문에 오히려 받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 깨어있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잠시 멈춰서 나를 둘러싼 관계를 살펴보며 사랑을 깨닫고
불편함을 받아들이며 소중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굳게 쥐고 있는 손을 펼칠 때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음을 기억하며
나의 약함 속에서 은총을 주시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한 주간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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