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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단체 활동. 꼭 필요할까?
빈 성당에 가만히 앉아서 기도하면 경건해진다. 무언가 따스함이 느껴지고 차분해지며 안정된 기분이 든다. 이것이 신앙의 힘일까? 다른 장소에서 느끼기 어려운 성당 만의 매력이 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나를 향한 예수님의 시선을 느끼는 것도, 성당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살도 좋다. 잠시 머무는 이 시간이 행복하게 다가온다. 미사를 끝나고 나며 성당 사람들이 이런저런 모집을 한다. 성가대, 전례단, 레지오 등 많은 단체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즐거울 것 같지만 망설여진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처를 받지는 않을지, 오히려 이런저런 갈등만 생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어 왔는데 혹여나 사람 관계로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신앙생활..
2019.10.21 -
5. 영적 지도자. 누구를 만나야 할까?
"왜 미사 때 신부님의 옷 색깔은 바뀔까?" "신앙에 대해 알고 싶은 데 어떤 책을 보면 좋을까?" "미사 때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이유는 뭘까?" 세례를 받은 후에 신앙생활을 할수록 궁금한 점이 늘어난다. 예비자 교리를 배울 때에는 신부님이나 수녀님께 물어볼 수 있었다. 교리 봉사자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성당에 와서 누구에게 물어볼 수 있는지 모른다. 자연히 매주 성당에 가도 의미를 찾기 어려워졌다. 할 수 있는 건 신부님이 강론 때 하는 말씀을 실천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같은 활동인데 신부님마다, 수녀님마다 하시는 말씀이 달랐다. 어떤 분은 성당에 다니면 자연스럽게 신앙이 깊어진다고 말씀하시고 어떤 분은 성경 말씀을 공부하고 교리를 공부해야 신앙이 깊어..
2019.10.20 -
4. 기도를 더 잘하기 위한 방법 : 나와 하느님 관계 표현하기
하느님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내면서 설명한다. 좋으신 분, 전지전능하신 분, 자비로우신 분, 인도해주시는 분, 함께 하시는 분, 영원하신 분 등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을 개인적으로 표현하거나 성경 안에서 알 수 있는 하느님의 모습을 하나하나 첨가한다. 또 다른 사람은 그분에게 속하지 않는 부분을 하나씩 빼낸다. 악하지 않은 분, 작지 않은 분, 흉하지 않는 분, 괴롭히지 않는 분 등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부정적인 모습을 하나씩 빼내며 하느님을 설명한다. 하느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은 계속 그분에 대해 알아가면서 지식을 참가해 나가며 기도를 한다. 하느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모습을 없애가는 사람은 자신을 비워내면서 기도를 한다. 모두 전통적인 ..
2019.10.19 -
3. 신앙 생활의 동반자. 약인가 독인가
성당에 다니다 보면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미사 중 평화의 인사를 하며 어색한 순간도 있고, 평일에도 미사를 나가니 몇몇 분이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 주기도 한다. 미사 후에 차도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과의 만남이 즐거워진다.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모두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점점 기도하는 시간보다 사람과 만나는 기쁨이 커진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성당에 혼자 가서 미사에 참례하는 것도 좋지만, 동네 친구가 생겨서 함께 성당에 다녀도 좋은 점이 많다. 혹여나 게으름 때문에 성당에 가는 시간이 망설여질 때에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움직일 수도 있다. 또 동네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대상도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이렇게 신앙생활도 함께 할 때 더 오래 꾸준히 할 ..
2019.10.18 -
2. 신앙 여정에서 만나는 나의 약함
세례를 받은 후 한 달.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다. 미사에 참례를 해도 예전 같은 뜨거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을 하면서 이것저것 신경 쓸 것들이 많아졌다. "금요일에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복권은 한주 동안의 기쁨인데 사면 안된다고?" "여행을 가면 미사는 어떻게 하지?" 가만 보니 세례 때의 감동보다 점점 족쇄가 드러나는 느낌이다. 이것도 하면 안 되고 저것도 하면 안 되고... 거기다 왜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지는 않고 하지 말라고 하는 말만 자주 듣는다. 거기다 세례를 받았다는 걸 아는 주변 사람들이 자꾸 천주교 신자 운운하며 스트레스를 준다. 괜히 신앙을 가졌나... 하는 마음이 든다. 지금 내 마음은 정상인 걸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 선명해진다" 지극히 정상이다. 불을 ..
2019.10.17 -
1. 신앙 여정을 떠나기 위한 마음가짐
처음 성당에 왔을 때 느낌은 아늑함 혹은 거룩함이라고 한다. 무언가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껴 눈물이 나는 분들도 있다.용기를 내어 예비자 등록을 하고 일정 기간 예비자 교리를 수료하면 세례를 받을 수 있다. 새로이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난다. 그때 가슴 가득 뜨거움을 느낀다. 앞으로 다짐을 한다. "배운 대로 하느님과 함께 매일 감사하며 살아야지!"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지!" "매일 기도하고 기쁘게 살아야지!"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한 달이 지나면 절반이 성당에서 멀어지고 6개월이 지나면 세례 받은 이들 중 10-20%만 남고 대부분 쉬는 교우가 된다. 신앙이 식거나 의지적으로 하느님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서운 습관의 함정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예비자 교리 때에는 배우는 ..
2019.10.16